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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프란시스 글밭] 산울림 산울림 글: 불위 (10기 동문) 그림: 신웅 화백 옛날 옛적에, 산속 깊은 곳에 할머니가 외롭게 살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물을 길으러 오솔길을 따라가다, 큰 나무 밑에서 눈도 못 뜨고 털도 안 난 집 잃은 아기새를 보고, 할머니는 불쌍히 여겨 가슴에 품고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어느덧 무럭무럭 자라, 털도 자라고 눈도 뜬 아기새가 아장아장 걸으며 할머니를 어미로 알고, 할머니가 “안녕하세요” 하면 아기새도 “안녕하세요” 하고 말을 따라 했습니다. 할머니는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 먹이도 더 주고 물도 많이 주며,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았습니다. 아기새도 어느새 다리에 힘이 오르고 깃털이 제법 자라 날갯짓을 막 시작할 즈음, 할머니는 아기새에게 약속을 했습니다. “내가 이 .. 2022. 3. 3.
[인물 인터뷰] 우리가 노숙인이지만 노숙인이 아니에요 글 / 김연아 인터뷰어 / 강민수, 김연아 인터뷰이 / 한국남자999 님 (성프란시스대학 17기) 이분으로 말씀드리자면 동료 선생님, 활동가, 교수님 들께서 “결석 한 번 하지 않은 개근생” “사람에 대한 배려심이 가득한 분” “알면 알수록 아이같이 웃는 모습이 예쁜 분” “다른 동료들을 잘 챙기는 따스한 분”으로 인정하신 분입니다. “일 년 내내 수업시간에 가장 눈에 빛이 반짝이셨던 분”, “별빛”과도 같은 눈빛으로 매 수업마다 적극적으로 참여하셨다니, 얼른 만나 뵙고 싶었습니다. 어려운 부탁일 수 있는데도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일요일 오후, 숙대 다시서기센터 근처 카페에서 만나 뵈었습니다. Q: 선생님,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개근으로 졸업하시다니 정말 대단하시고 축하드려요. 오늘 인터.. 2022. 3. 3.
[역전 칼럼] 정말 변하나요? 박경장 (글쓰기 교수, 문학평론가) 해마다 2월에 하는 성프란시스 인문학과정 수료식 날, 참관한 기자로부터 예외 없이 받는 질문이 있다. 노숙인이 인문학 일 년 과정을 마치면 “정말 변하나요?” 이는 비단 기자뿐 아니라 내가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로부터 비슷한 취지로 받는 질문이다. 그 질문의 기저에는 ‘노숙인은 변해야 한다’는 당위와 ‘나는 됐고’라는 자기 확신이 깔려있다. 지난 십수 년 동안 되풀이 되는 이 질문에 나는 만족스런 답변을 한 기억이 한 번도 없다. 우선은 한마디로 답하기가 너무 어렵고 질문이 담고 있는 어조나 뉘앙스도 너무 싫었기 때문이다. 문, 사, 철을 공부하는 것은 인간과 사회 그리고 자신을 깊고 넓게 성찰하기 위함이다. “정말 변하나요?” 묻는 당신도 답해야 하는 나도 성찰하기 위.. 2022. 3. 3.
2021년 11월, 12월 성프란시스대학에서 있었던 일 1) 17기 가을 소풍 성프란시스대학에서는 전통적으로 여름방학 때 엠티를 가지만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진행하지 못해, 대신 11월 12일 당일치기로 가을 소풍을 다녀왔습니다. ^^ 성프란시스 17기와 교수진, 자원활동가까지 모두 모이니 어느 새 20명이 되었습니다. 서울역에서 모여 경기 광주로 출발해, 도자 공원에서 '2021 경기세계도자 비엔날레' 전시를 감상하고, 든든한 소머리국밥으로 배를 채웁니다. 그다음, 여유롭게 단풍을 즐기며 화담숲을 삼삼오오 산책하니, 코로나로 막혔던 숨이 탁 트이는 것 같습니다. 이 하루가 모두에게 소중한 기억으로 남길 바랍니다. 2) 한국사 현장 학습 성프란시스대학 한국사 수업에서는 매년 서울 시내의 유적지 등을 방문해 배우는 현장학습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성북구 .. 2022. 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