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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제11호

[성프란시스 글밭] 산울림

by vie 2022. 3. 3.

산울림

글: 불위 (10기 동문)
그림: 신웅 화백

 옛날 옛적에, 산속 깊은 곳에 할머니가 외롭게 살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물을 길으러 오솔길을 따라가다, 큰 나무 밑에서 눈도 못 뜨고 털도 안 난 집 잃은 아기새를 보고, 할머니는 불쌍히 여겨 가슴에 품고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어느덧 무럭무럭 자라, 털도 자라고 눈도 뜬 아기새가 아장아장 걸으며 할머니를 어미로 알고, 할머니가 “안녕하세요” 하면 아기새도 “안녕하세요” 하고 말을 따라 했습니다. 할머니는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 먹이도 더 주고 물도 많이 주며,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았습니다.


 아기새도 어느새 다리에 힘이 오르고 깃털이 제법 자라 날갯짓을 막 시작할 즈음, 할머니는 아기새에게 약속을 했습니다. “내가 이 숲 밖으로 나가라고 할 때까지 절대로 밖으로 나가지 말아라. 너는 너무 귀엽고 예뻐서 숲 밖의 사람이 너를 보면 모두 잡으려 하니, 네 날개가 더 자라 멀리 재빨리 날 때까지는 절대로 이 숲을 벗어나지 말아라”라고 신신당부했습니다.

 그렇게 즐겁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바깥세상이 너무 궁금한 아기새는 “날개도 많이 튼튼해졌으니” 하며 할머니 몰래 숲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때 그곳을 지나던 사냥꾼이 아기새를 보고 “저렇게 예쁜 새가 있다니 저 새를 잡아 팔면 많은 돈을 벌겠구나“ 하며 아기새를 향해 ”탕탕탕“ 총을 쏘았습니다. 깜짝 놀란 아기새는 얼른 몸을 피해 숲으로 숨어 들었고, 총소리를 들은 할머니는 아기새가 없어진 것을 알고 떨리는 마음으로 아기새를 찾아 숲 밖으로 나섰습니다. 할머니는 도망치던 아기새를 발견하고 가슴에 안은 채 집으로 빠르게 되돌아왔습니다. 뒤쫓던 사냥꾼이 아기새를 찾아 숲속 이곳저곳을 찾아보았으나 찾지 못하고 되돌아갔습니다.

 그 후 할머니는 놀라 병을 얻어 시름시름 아파갔습니다. 아기새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슬피 매일 울었습니다.  산 너머에서 누군가 ”야호“라고 외치면 아기새도 할머니를 구해달라고 ”야호“라고 외쳤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오지 않았습니다. 아기새는 할머니와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슬퍼 ”야호“라고 외친 것입니다. 산 너머에서 누군가 ”야호“라고 소리치면 아기새도 할머니를 살려달라고 ”야호“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오지 않았습니다. 아기새는 할머니를 구해달라고 살려달라고 스스로 배우지 못한 것이 슬퍼 ”야호“라고 소리친 것입니다.

 지금도 산 너머에서 누군가 ”야호“라고 부르면 아기새도 ”야호“라고 따라 부릅니다. 슬프게 할머니를 구해달라고 살려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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