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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제26호13

[길벗 광장] 예술사 이야기 - 토론 수업 1 예술사 이야기 - 토론 수업 1김동훈/성프란시스대학 예술사 교수 성프란시스대학에서 필자가 18년 동안 진행해 온 예술사 수업은 입문 격의 첫 몇 주 수업을 빼놓고는 모두 토론식으로 진행된다. 서양 미술사를 중심으로 예술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들을 선생님들과 나누는 입문 수업 때도 가능하면 토론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려 한다. 왜 토론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는지 사람들이 물어올 때면 나는 언제나 같은 대답을 내놓는다. 그게 인생을 살면서 품게 되는 수많은 물음에 대해 인문학적 상상력을 발휘해서 나름대로 해답을 찾아가는 데 가장 적절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 생각의 한계를 넘어 다른 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과 함께 대화하면서 어떨 땐 그들에게 설득되어 자기 생각을 바꿔보기도 하고 어떨 땐 .. 2025. 1. 22.
[역전 칼럼] 한강 문학 입문. 희랍어 시간 한강 문학 입문. 희랍어 시간박경장/성프란시스대학 글쓰기 교수  지난 해 10월 10일 스웨덴 한림원은 소설가 한강을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하면서 선정 이유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면서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밝혔다. 국내 평론에서는 좀처럼 보지 못한 간단명료하면서도 적확한 한강문학세계에 대한 평가다.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다는 말엔 곧장 5.18 광주를 다룬 『소년이 온다』와 제주 4.3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가 떠오르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한다는 말엔 한강 소설작품 전편에 배어있는 주제의식을 표현한 것이라고 어렵지 않게 떠올렸다. ‘강렬한 시적 산문’이란 당연히 이 주제들을 실어나르는 형식으로서 문체, 곧 작가 한강의 고유한 스타일일 것이.. 2025. 1. 22.
[인물 인터뷰] 외면하고 싶었던 가난의 마을로 되돌아가다. 박한용 교수님 글: 김혜진인터뷰어: 김혜진인터뷰이: 박한용 교수님: 성프란시스대학 한국사 교수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 과정 1기부터 지금의 20기까지 한국사를 가르치고 계신 박한용 교수님을 모셨습니다. 교수님의 지나오신 길과 성프란시스대학 노숙인 인문학에서의 20년의 이야기들을 들어보려고 합니다.Q: 안녕하세요. 교수님. 바쁘신 와중에 이렇게 시간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전에 성프란시스대학 모임에서 교수님께서 시를 멋지게 암송하시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습니다. 그때 교수님께서 어릴 때 무척 가난 했기 때문에 책을 읽는 것 말고는 별로 할 것이 없었다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교수님 어릴 적 이야기부터 듣고 싶어요. A: 어릴 적에 책 읽는 것을 좋아했어요. 중학교 때 가난한 집 아들이 할 게 없잖아요. 새벽에 일어나서.. 2025. 1. 21.
[성프란시스대학 글밭] 찬란한 기쁨 찬란한 기쁨                                                                                                                                                               권일혁/인문학 4기 아픈 몸을 뒤척이다젖 먹던 힘 다해수상한 밥 한 숫가락 물에 말아그릇 바닥에 말라붙은 김치와 먹는다찬란한 외로움은 순간이지  그딴 것도 사치다 혼자 있을 때 아픈 것숫가락이 무거울 정도로 아플 때쌀 봉지를 뻔히 쳐다보고 있는 찰나의 순간 찬란한 고독의 순간이지 이것도 사치다쌩쌩 부는 찬바람의 한파 속에 신문지 한 장 전날 마신 깡소주에 담배꽁초가 무거울 정도로 뒤틀린 탈진 물 한 모금이 간절히 .. 2025. 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