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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215

[성프란시스 글밭] 옛집 | 글/최경식 누나의 전화를 받았다. 뜬금없이 홍천 옛날 집에 한번 가보자고 했다. 죽기 전에 한번 가봐야지. 나는 가슴이 덜컹 했지만 그래 한번 가보자 했다. 누나는 대구에서 올라오고 나는 서울에서 내려가 원주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만났다. 70 먹은 할머니답지 않게 누나는 몸에 꼭 끼는 검은 데님바지에 새빨간 스포츠 자켓, 선글라스를 끼고 버스에서 내렸다. 야야, 우리 술부터 한잔 하자. 누나는 내 손을 잡아 끌었다. 일흔 살 먹은 할머니와 예순다섯 살 먹은 동생은 터미널 앞 식당에서 대낮부터 고기를 구워 숨을 가다듬고 뜸을 들이며 술을 마셨다. 누나는 맥주에 소주를 타서 약처럼 들이켰다. 원주도 많이 변했다 그자? 그래 많이 변했네. 그런데 와 군인들이 안보이노. 여어가 군인도시 아이가? 그러게 군인들이 안보이네... 2022. 12. 14.
[성프란시스 글밭] 가을 단풍잎 | 글/김담비(자원활동가) 길고 긴 시화전 준비를 끝내고 드디어 국회에서 전시를 했어요. 선생님들과 한자리에 모여서 서로 박수도 치고, 작품들 이야기도 하고 얼마나 즐거웠는지 몰라요. 이번 시화전에는 순철 선생님의 개인 전시도 열렸는데요. 선생님의 데뷔전이기도 하고 멋지게 이 추억을 남기면 좋겠다 생각해서 순철 선생님과 제가 수업 1시간 전에 만나서 프로필 사진을 찍었어요! 순철 선생님은 카메라 앞에서 사진 찍히느라 진땀을 흘렸지만! 저는 선생님 이야기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밑에 사진은 전시장에 걸린 선생님의 소개 사진이에요! 사진 찍는 당일 날, 선생님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큰 도화지에 슥슥 그려나갔어요. 선생님은 나무를 하나 그리셨고 그 나무가 우리 프로필 사진의 배경이 되었습니다! 독립 운동가 사진이다, 연극 배우 사진.. 2022. 12. 14.
[인물 인터뷰] 그리듯이 사는 삶, 아까운 사람 김순철 글/성지후 인터뷰어/성지후, 박석일 인터뷰이/김순철 (성프란시스 18기) 이번 호 인물 인터뷰의 주인공은 성프란시스대학 18기 김순철선생님입니다. 선생님의 손과 마음을 거친 글과 그림을 볼 때면 혼자 떠돌며 마주한 선생님 안에 차곡차곡 쌓인 세상이 궁금해지곤 했습니다. 긴장되고 들뜬 마음으로 선생님과 마주 앉았습니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 감도는 기대감과 함께 였습니다. Q : 선생님 소개 부탁드려요. A : 저는 학교(성프란시스대학) 들어오기 전에는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그냥 떠돌이에 알코올 중독자 행패쟁이 였어요. 그런 사람이 인문학에 들어와서 180° 완전히 바꿨어요. Q : 그 말을 들으니 처음 선생님과 대화한 날이 생각나요. ‘저는 심각한 알코올 중독자였는데 지금 많이 변했어요. 수업 들으려고 술.. 2022. 12. 2.
[특집] 국회의원회관 시화전에 초대합니다! - 국회의원회관 시화전에 초대합니다! 글: 강민수 (웹진 편집위원) 성프란시스대학 졸업 동문들의 글을 모아 를 펴낸 지 2년이 지났습니다. 작년에는 문학성을 인정받아 '제70회 서울시문화상(문학 부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강민정 국회의원실의 제안으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시화전을 엽니다. 에 실린 글과 이후 16~18기 동문들이 쓴 글 중에 엄선한 55작품에, 박재동 화백님을 비롯한 민예총 소속 화가 다섯 분(박재동, 고경일, 이하, 백영욱, 천명기)이 재능기부로 정성껏 그림을 그려주셨습니다. 또 그동안 웹진에 삽화를 그려주신 7기 동문 신웅 화백님께서 이번에도 재능기부로 함께해주셨습니다. 에 삽화를 그려주신 민애리 화백님도 책에 실렸던 삽화의 재사용을 허락해주셔서 멋진 시화(詩畵)로 재탄생할 수 있.. 2022. 9.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