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향연/ 윤건주 (인문학과정 4기 동문)
12월 4일 여덟 번째 강좌에서는 인문학과정 4기 동문이신 윤건주 선생님이 “즐거운 항연”이란 주제로 강의해 주셨다.
안성찬 교수님이 윤건주 선생님을 소개해 주셨다. 윤건주 선생님은 2008년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을 수료한 이후 매년 빠짐없이 심화 강좌에 참가해 오셨다. 이런 윤건주 선생님의 2008~ 2023심화강좌 이야기를 통해 성프란시스대학 역사를 회고해 보고자 한다.
이번 강좌 주제 “즐거운 항연”을 음미해 보면, 아마 윤건주 선생님에게 2008년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 1년이 즐거운 항연으로 남아 있으셨기에 이런 제목을 다신 것 같다.
윤건주 선생님은 조용필의 “말하라 그대들이 본 것이 무엇인가를”이라는 노래 감상으로 강의를 시작하셨다. 이 노래는 19분 30초 분량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대중가요다. 중학교 졸업 이후 거리에 나서고, 인문학을 하고, 그리고 다시 사회에 나와 자신의 삶을 이끌어 가면서 느끼신 윤건주 선생님의 마음을 잘 표현해준다. 강의를 듣다 보니 윤건주 선생님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길거리 삶에서 좌절하기도 하고, 먹고 살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하는 가운데 성프란시스대학을 만나고 인문학을 공부하면서, 자신이 느끼고 변화해가는 모습을 이 노래의 가사에 실어 우리에게 좌절, 슬픔, 자존감이란 메시지를 던져주신 것 같다.
또 윤건주 선생님은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 과정을 거치면서, 서양 사람들은 ‘사랑’을 이야기하고, 동양 사람들은 “예의”를 이야기한다는 생각에 도달하였다고 한다. 그렇기에 윤건주 선생님의 인문학과정은 ‘사랑’과 ‘예절’이란 키워드로 압축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어 윤건주 선생님과 안성찬 교수님의 좌담회가 시작되었다. 윤건주 선생님의 개인사에서 좌담회는 시작되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 닥치는 대로 일하고, 일거리가 없으면 서울역으로 나오기를 반복했다. 본래 중학교 졸업이면 군입대 면제 대상인데, 본인이 지나치게 성실하다보니 검정고시에 합격했기에 학력이 높아져서 방위로 입대하게 되었는데, 군 복무를 마치고는 강원도 탄광에 갔다가 다방 아가씨와 사랑에 빠져 순정을 다바쳐 '진짜 모든 것을 내어 주던’ 시절도 있었다고 한다.
성프란시스대학과의 인연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돈이 궁한 시점에 성프란시스대학 입학하면 수업시간을 자활 시간으로 인정해서 40여만원 돈이 생긴다기에 입학하셨단다. 후배 입장에서 ‘헉 그런 시절도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인문학 재학생들 입장에서 보면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이야기다. 그렇게 시작한 인문학 수업이 처음에는 머리에 들어 오지 않았다 한다. ‘무슨 뜬 구름 잡는 이야기야? 난 오늘 잠자리와 먹거리가 급한데.’ 그런데 조금씩 시간이 지나니, 어느 순간에 인문학과정 이야기가 나에게 ‘직접적이고 근원적인 이야기일 수 있구나’하는 느낌이 왔단다. 예를 들면 어려서 동네 형들에 이유없이 맞아 터졌는데, 인문학을 하고 나서 '내가 왜 저 자식들에게 두들겨 맞아야 했는지' 이유나 알자는 생각이 들었다 한다.
인문학과정을 수료하고 버스 운전수 시험을 보았는데 적성 검사 면접 시간에, “종종 화가 나는 것을 참을 수 없는 경우가 있는가?”, “화가 나면 사람을 죽이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삶에서 가끔 짜증 나는 현실에 대해 느끼던 심리적 반응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여 모두 “맞다”라고 대답하여, 운전기사 부적합자로 판정이 나서 면접에서 떨어졌다 하신다.
이처럼 윤건주 선생님이 들려주신 인문학 이야기는 넘치도록 풍성한 즐거움의 향연이었다.
마지막으로 “윤건주 선생님은 4기 졸업 이후 그리고 심화 강좌 개설 이후 심화 강좌에 계속 참석하셨는데 어떤 동기와 이유가 있을까요?"라는 안성찬 교수님의 질문에 “소외랄까? 혼자라는 느낌이 싫었죠. 인문학과정에서 수업을 듣다 보면, 뭐랄까 내가 살아 있다는 느낌? 위로 같은 힘을 받게 됩니다.”라고 대답하셨다. 이런 면에서 윤건주 선생님의 강의와 좌담회는 졸업하신 동문들의 미래에 대해 우리가 어떤 희망을 품을 수 있는지 잘 보여주었다. “졸업하신 선생님들 바쁘시더라도 심화 강좌 많이 와 주시고, 오늘 윤건주 선생님처럼 살아 펄떡이는 이야기를 나누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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