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웹진/제32호

[성프란시스 대학 2025년 2학기 심화강좌] "죽음을 향한 존재 - 하이데거의 실존철학"/김동훈 성프란시스대학 예술사 교수

by bremendhk 2026. 2. 22.

강좌 제 9강을 김동훈 교수님은 죽음을 향한 존재에 대한 하이데거의 실존 철학으로 진행해 주셨습니다.

김동훈 교수님은 철학이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고민하면서 박사 논문 주제였던 하이데거의 실존 문제를 해부해 보고자 하십니다. 일본이 근대화 과정에서 서양 철학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영어나 독일어 용어들을 한자어로 번역한 것이 한자어권 동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통용되게 되었는데 실존이라는 말도 그러한 번역어 중의 하나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죽음이 왜 실존 철학에서 그리 중요하게 취급되는 지의 문제를 서양 근대 철학과 문학에서 찾아보자고 하셨습니다김동훈 교수님은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 1774)’에서 사람, 죽음, 존재의 가치, 슬픔 등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괴테 시기는 질풍노도(Sturm und Drang)의 시기로 이 시기는 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Romanticism)로 넘어가는 1765년 경부터 1785년 사이 과도기적 문학연극 운동인데, 이미 르네상스 시대 이래 낭만과 열정을 중시하는 흐름이 질풍노도 시기로 이어져 왔습니다.

 

 

먼저 김동훈 교수님은 낭만주의로 번역되는 Romanticism의 어원을 살펴 주셨습니다. 로마 제국이 멸망한 후 라틴어는 죽은 언어가 되었고 지역마다 방언이 생겨났는데 오늘날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루마니아어가 라틴계 언어로 분류됩니다. 이 방언들을 기록할 언어가 없어 오랫동안 구전으로만 전해지던, 이 언어를 쓰던 사람들이 즐기던 노래나 시들을 나중에 모아서 보니 영주 부인과 기사 사이 사랑 이야기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대 로마제국의 언어인 라틴어에서 파생되었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인 roman(로마의)에 주의를 뜻하는 ism을 붙여 Romanticism이라는 용어가 생겨났고 그 주요 내용이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되었다고 하네요. 따라서 낭만주의 작품들은 대개 감정에 따라 사랑을 추구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이루지 못하고 정신 세계에 머무는 고통스러운 사람을 묘사한다고 하셨습니다. 이것이 이성만을 중요시했던 근대철학에 반기를 든 실존주의 철학이 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설명도 해주셨습니다.

실존주의 철학에는 두 조류가 있는데, 이성적 결단을 강조하는 사르트르 철학이 있고 이에 비해 하이데거의 실존 철학은 감정을 중시하고, 특히 불안의 감정과 죽음을 다룹니다. 김동훈 교수님은 주로 하이데거 실존 철학을 선생님들에게 소개하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김동훈 교수님은 뭉크의 절규를 소개해 주시면서, 현대인들에게 중요한 감정으로 불안, 우울, 권태를 들어주셨습니다김동훈 교수님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불안의 감정’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공포/두려움에는 대상이 있지만 불안에는 대상이 없다는 사실을 강조해 주셨습니다. 사람들이 불안의 감정이 지나가고 나면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어"라고 말하곤 한다는 예를 들어 주기도 하셨습니다.

김동훈 교수님은 이런 불안을 마주하는 실존주의적 방법에는 두가지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는 신의 부조리한 명령이라도 그것을 따름으로써 실존적으로 결단하고 행동하는 종교적인 방식인데 이것은 키르케고르가 택한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신과는 상관 없이 스스로 불안 그 자체를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불안을 향한 용기를 갖는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후자의 방법을 강조한 것이 하이데거 철학인데 그의 철학은 불안의 궁극적인 지향점이 죽음을 마주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불안을 향한 용기: 자신의 죽음을 직면할 수 있는 용기에 대한 하이데거  생각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김동훈 교수님은 죽음을 마주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신에게 의탁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불안을 직면하는 개인이 그 불안을 향해 용기 있게 나아가면서 죽음을 미리 앞서 달려가 보고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에 근거해 자신의 삶에 대해 결단하고 행동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오랜 시간 동안 본질실존보다 앞선다는 해석이 있어 왔다 하시면서, 하이데거/실존주의는 이런 기존 해석 방안을 뒤집어, ‘실존’이 본질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는 사실을 알려주셨습니다. 심화강좌를 마무리하시면서는 불안의 문제는 항상 존재한다 하시면서, 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하이데거는 본질에 대한 추종 대신 실존적 결단을 내세웠는데 그의 이런 생각이 20세기에 실존주의라는 철학사조가 유행하게 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김동훈 교수님 강의를 듣고, 집으로 가는 길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자신부터 내 삶에서 꿈틀거리는 불안함에 그 어떤 것에 의존없이 그 불안을 나의 실존으로 받아들이고, 그 결과를 죽음에 이르는 문제에서부터 일상 삶의 문제들을 내 자신이 실존적 판단으로 주도적으로 풀어 나갔으면 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