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찬 교수님은 2015년 12월 1일 심화강좌 제8강으로 ”디지털 시대의 인문학”이란 주제에 대해 강의해 주셨습니다. 교수님은 우리 시대 정신을 디지털이라는 용어를 통해 규정하시고, 전지구적 시대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으로 AI, 양자역학, 디지털 비트코인 등을 열거해 주셨습니다.
이번 심화 강좌의 취지는 이런 우리 시대 정신과 인문학을 비교하여 조명해 보자는 데 있다고 하십니다. 안성찬 교수님은 누구나 지니게 된 휴대폰을 통해 디지털 기술이 24시간 우리의 일상사에 밀착되어 있다고 강조하시면서, 우리 시대는 급속한 변화가 그 특징을 이루는데, 이것이 일상에서도 우리에게 급속한 변화를 제공한다고 하셨습니다. 이런 디지털 시대의 인문학의 그 깊이를 더 하기 위해 교수님께서는 상징기호의 역사를 설명해 주셨습니다. 안성찬 교수님은 인류 역사가 상징기호의 역사라고 정리해 주시면서 15000년전의 벽화는 행동의 상징이며, BC 3000년 경의 페니키아 문자(이 문자는 – 그리스 – 로마 문자에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는 소리의 표현이고 오늘 우리 시대의 핸드폰은 기술 그림의 시대라고 정의해 주셨습니다.
안성찬 교수님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다음처럼 비교 분석해 주셨습니다. 아날로그는 물성의 세계이고, 복제불가능성 회소성과/소유 중심성을 지니며, 지역 공동체와 대면하고, 단선적이며 안정적 정체성을 지니며, 국가, 기업, 전통조직이 그 주체라고 하셨습니다. 반면 디지털은 0과 1의 이진 세계로 정확하고 무한하게 복제가 가능하며 풍부성과 접속 중심성을 지니며, 글로벌 공동체와 비대면으로 연결되어 있고, 유동적 다중적 정체성을 지니며, 이를 통해 이미지 중심, 플랫폼, 알고리즘과 데이터가 이 세계의 권력이 되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안성찬 교수님은 본격적으로 디지털 세계에 관한 이야기로 들어가기 전에 아날로그 시대의 삶과 사람에 관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소개해 주셨습니다.

통영 중앙통우체국 앞에는 유치환과 이영도가 쓴 5천통이나 되는 연시가 전달된 우체통이 보입니다. 이미 결혼한 38살의 남자가 남편을 잃고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는 과부 교사 이영도와 사랑에 빠져 거의 매일 그녀에게 쓴 연서가 이 우체통을 통해 전해졌다고 합니다.
행복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앞에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
안성찬 교수님은 디지털 시대라는 화두를 던지시면서 본격적으로 디지털 시대를 해부해 주셨습니다. 기술적 차원에서는 디지털 기술과 네트워크가 사회 핵심 인프라로 등장하고, 일상적 차원에서는 컴퓨터(핸드폰)가 등장하여 우리의 일상과 사고 방식에 획기적 변화를 초래하며, 철학적 차원으로는 현실과 가상이 결합하고 인간 간의 상호 관계 및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인쇄술이 근대사를 열었다면 디지털 기술은 탈 근대의 문을 열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다음으로 안성찬 교수님은 개인, 공동체, 시간 체험, 권력 관점에서 다시금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차이점을 정리해 주셨습니다. 아날로그시대의 특징은 경험, 육체, 기억에 기반한 자아, 참여와 만남의 물리적 체험의 세계이며, 느림/기다림의 축적과 가시적 감시 통제의 세계인 반면, 디지털 세계는 알고리즘에 의해 구성된 자아, 연결된 고립의 상황, 폭로, 즉시성, 교체의 세계로 비가시적 알고리즘에 의해 통제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다음으로는 디지털 시대의 ‘나’는 누구인가?와 관련 주체와 정체성 변화를 다루셨습니다. 아날로그는 육체적, 경험 기반 감각이 주된 기관이고, 이 감각 기관에 기억과 관계들이 누적되고, 단선적, 연속적 정체성, 가족, 직장, 집, 지역에 기반하는 반면, 디지털 시대는 이미지, 취향, 선택의 조합에 기반하며, 플렛폼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다중성을 드러내고, 팔로우 알고리즘과 접속과 해제를 병렬적으로 처리하며, 추천 알고리즘 기반 데이터를 통해 자기 욕망을 설계하는 특징을 지닌다고 지적해 주셨습니다.
또 디지털 시대에는 시공간 개념이 변화한다고 하시면서, 아날로그 시대는 기다림, 느림, 지연의 특정을 지니며 자연 순환의 육체 리듬을 따르고, 공간을 지배하는 자가 권력을 가지는 반면, 디지털 시대는 즉각성, 순간성, 동시성을 지니고, 모든 정보가 실시간으로 업그레이드되는 특징을 지니며, 24시간 연결과 반응을 요구하는 알림과 업데이트의 속성을 지니며 이 시대에는 시간을 단축하는 이가 권력을 잡게 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런 이유로 디지털 시대에는 공동체와 커뮤니케이션의 구조 변화가 오는데, 화면 대 화면 접촉, 관심과 감정에 기반한 모임, 얇고 빠른 관계가 그 특징인데, 이런 관계에서 침묵은 단절을 의미한다고 지적하십니다.
안성찬 교수님은 디지털 시대에서 현실과 가상의 전환의 문제를 다음처럼 지적하십니다: 실제 현실이 증강현실, 가상현실, 혼합현실 같은 이미지로 대체되는데, 이런 이미지들이 실재에 대해 우위를 지니며, 경험보다는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고, 노출 빈도로 관계가 이미지화하며, 이런 이미지는 구성되고 편집되며 필터링, 보정 되는 연출을 그 특성으로 지니는데, 오늘날은 이미지가 실제를 대체하는 하이퍼리얼리티(초현실) 단계에 와 있다고 지적해 주셨습니다.
안성찬 교수님은 강의 마무리 단계에서 디지털 시대의 인문학에 주어진 과제를 다음처럼 정리해 주셨습니다. 디지털과 알고리즘 권력 앞에서 인문학은 인간의 자유의 문제에 대해 고민해야한다. 디지털 세계에서 유동적 정체성을 넘어선 인간적 책임과 진정성에 대해서도 인문학은 답을 찾아야 한다. 또 인간 상호 관계는 어떻게 유지되어야 하는 문제와 실재와 가상 사이 경계에 관한 문제도 인문학이 고민해야 할 주제라는 사실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강의를 마무리하시면서 안성찬 교수님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화두로 던져 주셨습니다.
“'소음'에서 벗어나 ‘고요한 침묵’을 회복하고
'속도'에서 벗어나 '자연적 리듬'[을 회복하고
'반응’에서 ‘성찰적 사유’를 회복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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