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는 거 아냐~
이재진 (15기 동문)
유난히 거친 숨소리를 내며 계단 밟는 소리,
누군지 굳이 궁금해할 필요없는 녀석.
위압감 드는 그 녀석은 보기와 다른
따뜻한 마음과 정이 무언지 아는 녀석.
넓지도 좁지도 않은 그놈 방에 셋이 앉아 소주잔 기울이며
새벽까지 도란도란 이야기하던 날.
술값 지가 계산한다며 버럭버럭 대들던 놈.
적금 넣는다며 좋아하던 녀석.
조카들 용돈 보내준다고 나에게 털어놨다가
오지게 욕 처먹던 놈.
마지막 그놈과 함께 먹었던 삼겹살에
소주 한 잔 못 따라 준 게 너무 마음에 걸린다.
그냥 소주 한 잔 따라 줄걸...
사람보다 정이 그리워 사람을 좋아했지만
그걸 누가 알아줬을까...
옆에 있을 때는 모르지만 떠나고 나면 왠지 모를 그리움과 미안함이,
아무래도 인간은 후회와 반성을 반복하는 것 같다.
또 시간이 흘러 누군가가 내 곁을, 우리 곁을 떠나면 또 후회하고 슬퍼하겠지...
하지만 지금처럼 아쉽지는 않을 것 같다.
그때는 검은색 양복을 입고 서로 바라볼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힘든 삶 속에서
욕봤다는 말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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