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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제22호

[성프란시스대학 글밭] 컵과 민들레와 대화하기

by 성프란시스 2024. 5. 17.

*편집자 주: 아래 글은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 20기 글쓰기 수업의 작업 결과입니다. 수업 시간을 참가한 선생님들이 컵과 민들레를 주제로  하여 주제와 글쓴이 자신의 대화 내용을 기록한 것입니다. '처용'님, '스티그마'님, 'SAINT JS'님, '박영X"님 등 4분의 작품입니다. 각 작품을 독립적인 작품으로 보시면서, 동시에 각 작품에 내재한 공통 분모를 찾아  보시는 것도 이들 작품 탐독의 한 방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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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용: 민들레야 로또 번호 알려주라.

민들레: 378 9826 48 X X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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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그마: 컵아 무엇을 담고 싶으냐?

: 나는 너의 필요(必要)를 다시 담고 싶구나.

지난해 유난히 춥게 느껴졌던 1112너에겐 내가 중요한 필요(必要)였었는데,  지금은 너무 쉽고, 흔하게 구할 수 있게 되어 나와의 소중한 관계를 잊어버린 것 같구나.

스티그마: (낮게 이야기 한다) 미안타. 불과 몇 달 전만해도 편의점에서 70원하는 너 하나를 살 돈이 없어 남이 쓰고 버린 너를 쓰레기통에서 주어서 씻어 쓰고, 찌그러질까 애지중지하며 조심스레 가방에 넣어두고 쓰고 쓰고 또 감사하며 쓰고, 헤질 때까지 썼었는데... 

너의 고마움, 소중함 잊지 않고 간직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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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 JS: 컵아 컵아 언제 태어났니? 요즘 환경문제로 이슈에 올라 힘겨웠지?

: 살다 살다 나랑 대화하는 건 너 뿐이야. 고마워, 다들 따뜻한 손...입술을 줬어 그래서 늘 외롭진 않아. 근데 늘 버림받아 안타까워. 생일은 잘 몰라. 비슷한 사촌들은 많은 거 같아.. 소주잔..500cc잔 텀블러 등등 찾으면 많을 거야. 언제 시간되면 다른 친구들 소개해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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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넌 누구니 난 박영X이라고해

민들레: 난 민들레 라고해

박영X: 지나가다 널봤어 혼자서 왜럽지

민들레: 너무 왜롭지 밤이라 너무 추워

박영X: 추워보여 내일은 덥다니깐 쫌 참아

민들레: 난지금 배고파 비도안오고 힘들어

혼자라서 더 왜러워 내일도 들릴꺼지

박영X: 그럼

민들레: 나랑 대와해조서 고마워

박영X: 민들레야 너무 고맙고 힘들지만 잘살어 보자

민들레: 화이팅! 우리 힘들지만 잘살아보자 그럼 다음에 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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