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그리고 변화 이야기 / 박한용 (성프란시스대학 한국사 교수)
2023년 10월 23일 두 번째 심화 강좌는 박한용 교수님의 “인연 그리고 변화 이야기”란 주제로 진행되었다. 사회자이신 안성찬 교수님의 박한용 교수님에 대한 간략한 소개로 강의가 시작되었다.
박한용 교수님은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이 창립된 2005년 한국사 교수로 참여하신 이래 현재까지 근무해 오신 유일한 교수님으로 성프란시스대학의 산역사이시기도 해서 교수진의 일원으로 제시된 주제에 따라 성프란시스대학 20년을 회고하고 앞으로의 전망을 제시하는 데 가장 적임자라는 생각이 든다.
박한용 교수님은 성프란시스대학과 인연을 맺은 과정을 설명하시면서 강의를 시작하셨다. 젊은 시절 “탄자니아 교육헌장”이라는 글에서 “탄자니아에서 교육을 받은 청년들은 자신의 교육을 가능하게 한 이 땅의 노동자 농민들이 치러야 했던 희생에 보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라는 구절에 충격을 받으시고, 당시 독재 정권이 지배하던 한국 사회에서 지식인으로서의 역할을 자각하게 되셨다고 한다. 이러한 자각을 실천하기 위해 서울 불암동에서 야학을 하면서 스승과 제자로 만났던, 1기부터 3기까지 글쓰기 수업을 담당하셨던 최준영 교수님의 강권으로 갓 태어난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말씀해 주셨다.
이렇듯 우연찮게 그리고 아무런 준비없이 맺은 성프란시스대학과의 인연은 성프란시스대학에서 강의하시면서 노숙인 선생님들 삶의 애환을 체험하게 되고 그와 함께 노숙인 인문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생기면서 결국은 지금까지 긴 인연을 이어오게 되었다고 소회를 밝히셨다.
가난한 자에게 필요한 것은 빵이 아니라 인문학이라는 철학을 지닌 성프란시스대학에서 노숙인들에게 한국사 강의를 하시면서 노숙인들에게는 역사가 내 삶에 왜 필요한지를 자각할 수 있게 도와주려 하셨던 교수님은 인문학을 통해 노숙인들에게 나타났던 여러 가지 변화에 대해 회고해 주셨다. 또 서울역13번 출구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허름한 건물 3층에 있던 동자동 교실에서부터 후암동 길 카페 위에 있던 교실 그리고 지금의 서울역 우체국 건물 교실 시대를 이어서 이야기해 주시면서 각 기수와 선생님들의 특징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셨다.
말씀해 주신 내용 중 다음과 같은 일화가 특히 인상 깊었다. 어느 한 기수가 마라도로 수학여행을 갔는데, 박한용 교수님의 지인인 스님의 초대를 받아 사찰을 방문했다. 그 스님은 귀한 손님들이 오셨다면서 사찰 내에서 바다 물고기 회를 떠서 우리 선생님들을 대접했다 한다. 사찰 내에서 회를 뜬다는 것이 모순처럼 들리지만 멀리서 온 손님을 대접하는 마음은 율법의 격식을 뛰어 넘는 것이기에 이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의 입에는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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