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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제10호

[성프란시스 글밭] 서울역의 밤

by vie 2022. 1. 3.

 

서울역의 밤

                                  글: 유상욱 (16기 동문)
                    그림: 신웅 화백

차디찬 바닥에, 박스 위에 앉아있다

사람들 무심하게 지나간다

누구지! 들여다보니 내가 앉아있다

어둠이 내려앉은 밤에 내가 앉아있다

두 사람이 다가와 손에 들었던 것을 내려놓고 간다

그것엔 관심이 없다.

나에게 올 내일을 생각할 뿐이다

자정이 넘어 내일이 오자

그나마 조금 남아있던 정신이 달아나려고 한다

정신을 부여잡고 보니 도시락이다

손을 내밀어 속의 내용물을 아주 느리게

입으로 가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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