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주년 문집1 『빗물 그 바아압』발간사 (2020년 10월 출간 예정) 이 책은 ‘유서 한 통쯤은 몸에 지니고 있거나, 자살 미수 2범은 돼야’ 들어갈 수 있는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 졸업생의 글을 엮은 것입니다. 이 과정은 2005년 9월에 개교해 올해로 15년째 된 노숙인을 위한 우리나라 최초의 인문학대학에서, 오랫동안 빈곤계층을 대상으로 사목을 해오던 임영인 성공회 신부에 의해 탄생됐습니다. 임 신부는 자신의 오랜 경험을 통해 노숙인들에게 의식주를 비롯해 당장에 필요한 물적 조건을 제공한다고 해서 그들이 빈곤이나 노숙상황에서 완전히 벗어난 경우는 거의 못 봤다고 했어요. 결국 그가 도달한 노숙인 자활의 궁극적 목표는 ‘자존自尊감 회복’이었습니다. 자존감 회복은 당연히 자존自存, 즉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과 성찰에서부터 찾아져야 하는데, 그건 바로 인문학의 .. 2020. 8.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