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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제13호9

[성프란시스 글밭] 그러는 거 아냐~ (15기 故 박두영 선생님 추모 글) 그러는 거 아냐~ 이재진 (15기 동문) 유난히 거친 숨소리를 내며 계단 밟는 소리, 누군지 굳이 궁금해할 필요없는 녀석. 위압감 드는 그 녀석은 보기와 다른 따뜻한 마음과 정이 무언지 아는 녀석. 넓지도 좁지도 않은 그놈 방에 셋이 앉아 소주잔 기울이며 새벽까지 도란도란 이야기하던 날. 술값 지가 계산한다며 버럭버럭 대들던 놈. 적금 넣는다며 좋아하던 녀석. 조카들 용돈 보내준다고 나에게 털어놨다가 오지게 욕 처먹던 놈. 마지막 그놈과 함께 먹었던 삼겹살에 소주 한 잔 못 따라 준 게 너무 마음에 걸린다. 그냥 소주 한 잔 따라 줄걸... 사람보다 정이 그리워 사람을 좋아했지만 그걸 누가 알아줬을까... 옆에 있을 때는 모르지만 떠나고 나면 왠지 모를 그리움과 미안함이, 아무래도 인간은 후회와 반성을 .. 2022. 7. 5.
[성프란시스 글밭] 추모시 (15기 故 박두영 선생님을 추모하며) 추 모 시 (15기 故 박두영 선생님을 추모하며) 글: 김연아 (15기 자원활동가) 그림: 신웅 화백 함께 걷곤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인문학 수업이 끝난 밤 10시 즈음 달빛을 받으며 후암동 골목을 같이 걸어 내려올 때 내가 시덥지도 않은 농담을 지껄이면 껄껄껄 무안하지 않게 하려는 것인지 진심으로 순수한 마음에서인지 활-짝 웃으셨다. 버스정류장에서 손을 흔들고 선생님은 육중한 몸을 이끌고 그렇게 터널 속으로 사라지곤 하셨다. 그러곤 영영 사라지셨다 2022. 7. 5.
[길벗 광장] 외톨이 (15기 故 박두영 선생님을 추모하며) 외톨이 - 15기 故 박두영 선생님을 추모하며 안상협 (전 성프란시스대학 학무국장) 2017년 처음 만났습니다. 더운 여름이었던 거 같아요. 거구의 인상도 무서운 한 분이 센터 식당에서 땀을 흘리며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보기엔 그닥 열심히 하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또 꾸준히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이 사진처럼 기억에 남네요. 그로부터 2년 뒤 저희는 다시 만났습니다. 저는 성프란시스 인문학을 운영하는 사회복지사로, 그분은 인문학을 수강하는 학생으로 말이죠. 그런데 희한하게도 처음 봤을 때의 무서운 인상의 그분이 맞긴 한데 인상이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1년 내내 가장 빨리 학교에 왔고, 1년 내내 결석하지 않아 개근상도 받았으며 본인 이야기로는 본인 인생의 가장 바쁜 1년이었다고 하였습니다. 출근을 하면 항.. 2022. 7. 5.
[성프란시스 글밭] 工夫(공부)하러 公·扶(공·부)를 다녀오다 "工夫(공부)하러 公·扶(공·부)를 다녀오다" -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 16기/17기 졸업여행 후기 17기 수료생 돌 하나 박석일 지난 2년 동안 코로나라는 감옥 창살에 묶여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 역시 야외 수업은커녕, 실내 대면 수업마저 끊기고, 온라인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어 졸업여행 역시 엄두를 내지 못했다. 다행히 사회적 거리두기 코로나 대책이 일부 해제되면서 성프란시스 대학 인문학 역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는 작업의 일환으로 16기 및 17기 인문학 수료생들의 통합 졸업여행을 공주/부여 1박 2일 코스로 다녀왔다.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우리를 여행 목적지로 데려다 줄 버스를 타고, 내 자리에 앉는다. 반가운 얼굴들이 하나둘 내 눈에 들어온다. 낯선 16기 선배 선생님들 얼굴도 들어.. 2022.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