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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제25호

[2024년 9월 ~ 10월 성프란시스대학에서 있었던 일] 추석맞이

by 성프란시스 2024. 11. 10.

명절이 오면 성프란시스대학이 지키는 하나의 가족 식구 문화가 있죠. 가족를 떠나 홀로 생활이 습관이 된 우리 선생님들에게는 명절이 조금은 을씨년스럽죠. 식당들은 다들 문 닫아, 식사 한끼 하려,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사와 좁은 방에서 배를 채우다가 을씨년스러움이 견디기 힘들면, 부실한 안주에 소주 하나 사와 무슨 수도하는 선승처럼 면벽하고 소주를 마시곤 했죠.

성프란시스대학에서는 9월 17일  추석날 공동 차례상을 준비하고 식사를 같이하는 추석 맞이 행사를 가졌습니다. 추석 전날 우리 선생님들은 추석 음식 요리를 위해 함께 시장도 보고 인문학 사무실에서 추석음식을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시장 보고 요리하는 일은 전통에 따라 인문학과정 재학생인 20기 선생님들이 준비하셨습니다.

오전 11시가 되자 선생님들이 한 분 두 분 모여 들기 시작하고 삼삼오오 서로 반갑게 인사도 하고 수다도 떨고, 인문학 강의실에 준비된 공동 차례상에 차례 인사를 드리며 한 잔 술을 올립니다. 그 절은 조상님께 올리는 것일 수도 있고, 흩어진 가족에 대한 연민과 당부일 수도 있을 것이고, 성프란스시스대학 동문들 가운데 우리를 떠나 세상을 타계한 선생님들에 대한 인사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차례를 마치고 강의실을 나오자 추석음식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갈비찜, 전, 국 등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좁은 공간에 식탁마다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하면서 옆에 계시는 선생님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십니다. 이 순간 우리 선생님들 얼굴들은 한결같이 보름달처럼 환하게 보입니다.

 

이런 식사 자리도 오래가지는 못합니다. 새로 들어 오시는 선생님들, 뒤에서 식사 차례를 기다리는 선생님들을 위해 식사를 마친 선생님들은 인문학 사무실에서 준비해 준 추석 음식 보따리를 받아 들고 추석맞이 행사장을 떠나십니다.

오전 11시에 시작한 추석맞이 행사는 오후 2시경까지 이어졌고, 총 40분이 넘는 동문분들이 이날 추석맞이 행사에 참석해 주셨습니다. 동문 선생님들 금년 추석에는 선생님들 가슴 가슴마다 환한 한가위 보름달을 만드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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