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시
강민수 (15기 자원활동가)
제가 지금 떠올리는 두영샘의 모습은
코로나 직후 두영샘과 정수샘, 연아샘, 저
이렇게 4명이서 만났던 '글쓰기 모임'입니다.
모두 마스크를 쓰고 만난 모임에서
두영샘은 이런 문장을 썼습니다.
"요즘은 마스크 안 쓰면 출입제한에 걸리지만 이 상황이 길어지면
마스크만 쓰면 경찰이 잡아가는 상황을 상상해본다." (박두영)
다행인지 불행인지 마스크만 쓰면 경찰이 잡아가는 상황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두영샘이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두영샘의 시를 좋아했습니다. 이런 시를요.
후회 (박두영)
인생은 장기판 같은 것
잘 두던 못 두던 자기 자신은 최고의 수
최고의 수를 둔 건데 주변에서 인정조차 안 하면
울고 싶어짐
어느 날 문자로 보내주신 이 시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 중에 하나입니다.
(어떤 시 축제에서 낭독을 하기도 했습니다)
두영샘, 저에게 이런 시를 보내주어 고맙습니다.
성프란시스 15기 식사 모임에 자꾸 나오라고 연락주셔서 고맙고,
마지막까지 밝게 전화 받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미안하단 말을 고마움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사람을 좋아했던 두영샘,
이제 외롭지 않기를 바랍니다.
또 만나요. 저에겐 최고의 시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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