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칼럼] 내가 누군지 말해주세요
박경장 (글쓰기 교수, 문학평론가) 누구나 한 번쯤 서울역 지하도나 광장을 지나치며 술에 취해 길바닥에 누워버린 노숙인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허나 보았다지만 그 사람에 대해 생각해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이를테면 ‘어쩌다 거리까지 나앉았을까,’ ‘사랑하는 아내, 자식, 부모, 친구가 있(었)지 않(았)을까,’ ‘삶의 계획이나 미래 꿈은 있을까,’ ‘저러다 죽을 수도 있는데 죽음이 두렵지 않을까,’ ‘하루 종일 무슨 생각을 할까,’ ‘나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도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돕는다면 누가 도와야 하나, 내가, 시민단체가, 지자체가, 국가가,’ ‘어떻게 도와야 하나’ 등등. 하지만 분명한 점은 저들도 당신이나 나와 똑같은 인간이라는 것이다. 차이점이라면 그들은 가정을 잃어버린 ‘홈리스..
2021.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