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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제9호7

[성프란시스 글밭] 어느 장애인 아저씨 글: 공길동 (15기 동문) 언제였는지도 모르겠고 어디인지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여기저기 전국을 떠돌던 나는 어딘가 작은 도시에 머물렀고 하룻밤을 지새우기 위해 어느 허름한 찜질방에 들어갔다. 카운터를 보고 있는 분은 약간의 지적장애를 갖고 있는 듯 했고, 이분이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속으로 이렇게 의사소통이 안 되는데 어떻게 업무가 가능한지 의아했는데, 결국 걱정하던 일이 터졌다. 이 지적장애 아저씨 혼자만 남은 찜질방에 손님들이 들어와 뭔가 말을 거는데.. ​ "아니 왜 이런 사람이 카운터를 보고 있는 거야?" 손님의 투덜거림이였다. 누가 들어도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는 그 장애인 아저씨는 열심히 뭔가를 설명하고, 이를 하나도 이해할 수 없는 손님은 어이없어 했다.. 2021. 11. 2.
[성프란시스 글밭] 누구 없소 누구 없소 글: 김성배 (15기 동문) 그림: 신웅 화백 덩그러니 쭈그린 막걸리 한 잔- 다~ 타 버린 너를 따르니 핫바지처럼 비워지는 나 울음이 목젖에 걸린다. 2021. 11. 2.
[역전 칼럼] 내가 누군지 말해주세요 박경장 (글쓰기 교수, 문학평론가) 누구나 한 번쯤 서울역 지하도나 광장을 지나치며 술에 취해 길바닥에 누워버린 노숙인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허나 보았다지만 그 사람에 대해 생각해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이를테면 ‘어쩌다 거리까지 나앉았을까,’ ‘사랑하는 아내, 자식, 부모, 친구가 있(었)지 않(았)을까,’ ‘삶의 계획이나 미래 꿈은 있을까,’ ‘저러다 죽을 수도 있는데 죽음이 두렵지 않을까,’ ‘하루 종일 무슨 생각을 할까,’ ‘나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도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돕는다면 누가 도와야 하나, 내가, 시민단체가, 지자체가, 국가가,’ ‘어떻게 도와야 하나’ 등등. 하지만 분명한 점은 저들도 당신이나 나와 똑같은 인간이라는 것이다. 차이점이라면 그들은 가정을 잃어버린 ‘홈리스.. 2021.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