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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제14호7

[성프란시스 글밭] 암과 앎 암과 앎 글: 호박꽃 (17기 동문) 어느 날 문득 바라본 거울, 탁구공만 한 덩어리가 팔에 잡힌다. 이건 뭐지? 한동안 생각에 잠긴다. 아~ 쇠 모서리에 찔렸구나..! 하지만 덩어리는 점점 커져가고.. 안 되겠다 싶어 받은 병원 검사 결과는 눈앞을 캄캄하게 했다. 암이라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학병원에서 받은 정밀검사에서도 같은 결과였다. 세균이 혈관에 침투해서 생긴 육종암.. 50평생 들어본적도 없는 암의 이름.. 한동안 그저 허공만 바라보았다. 수술 전 면담에서 수술 후 오른팔을 못 쓸 수도 있다고 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6월 13일 오후 1시 30분 드디어 수술에 들어갔다. 내 머릿속은 온통 팔 생각뿐이다. 팔이 잘못되면 어떡하지? 바보같은 생각이 든다. 7시간의 수술 8시 30분 마.. 2022. 9. 10.
[성프란시스 글밭] 겨울 십자가 겨울 십자가 글: 임남희 (성프란시스대학 18기) 그림: 신웅 화백 (7기 동문) 일거리가 끊기고 엎어진 예배당 바닥, 한겨울 외투 속 무릎이 결결이 박힌다. 무겁게 떨어진 이마가 쿵 소리를 내고 기도가 목구멍까지 퉁퉁 부어올라도 닿지 못할 곳에 매달린 십자가는 나를 아는지 모르는지 무심할 뿐, 해가 지고 전깃불이 하나 둘 들어올 때, 내 엎어진 강대상 아래만 어둡다. 시화전 소개 영상: 18기 자원활동가 주태민 선생님 2022. 9. 10.
[길벗 광장] 홈리스 – 접속의 단절, 새로운 접속, 재접속을 향한 갈망 안성찬 (성프란시스대학 철학 교수) 성프란시스대 웹진 편집팀으로부터 칼럼 글 기고를 요청받고, 검색창에 ‘노숙인’을 입력해 최근의 관련 이슈들을 검색하는 일로 원고작업을 시작했다. 검색 사이트에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두 가지 종류의 뉴스가 상단을 차지하고 있다 - 이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한 기관의 홍보뉴스와 ‘노숙인’이 저지른 범죄에 관한 기사. 거의 이 두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 노숙인 관련 기사는 우리 사회의 ‘일반인’들이 ‘노숙인’에 대해 느끼는 이중적 감정을 반영한다. 우리 사회가 노숙인을 바라보는 시선의 한편에는 이들이 자력으로는 일어설 수 없으므로 도와주어야 한다는 시혜적 선의가, 그리고 다른 한편에는 이들이 자신들의 처지로 인해 범죄의 유혹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적으로 나타.. 2022.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