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세상과 시민적 진보의 길
장은주/영산대학교 교수
지난 6월 24일에는 영산대학교 장은주 교수님께서 “사람사는 세상을 위하여: 불-간섭 자유에서 ‘비-지배’ 자유로”란 주제로 심화강좌 제7강을 진행해 주셨습니다.
현대 사회 속 개인의 삶에서 자유가 무엇인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려면 공동체와 개인의 상관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 함께 이야기해 보는 것이 이번 강의의 목적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교수님께서는 강의를 시작하시면서 이 강의 주제에 걸맞은 사례로 고 노무현 대통령이 꿈꾼 정치적 이상인 ‘사람사는 세상’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아래 글은 노무현 대통령이 초선 국회의원이 되어 국회에서 행한 첫 연설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밝힌 내용입니다.
‘달동네 사람들조차 사람 대접받는 세상’, ‘더불어 사는 사람 모두 먹는 것, 입는 것 이런 걱정 좀 안하고 더럽고 아니꼬운 꼬라지 좀 안 보고 그래서 하루 하루가 좀 신명나는 세상’, ‘당당하게 눈치보지 않아도 되는, 말하자면 권력의 눈치를 보고 강자에게 줄 서지 않아도 되는 사회’.
어찌보면 우리 성프란시스대학 공동체 구성원 누구라도 바랄 ‘사람사는 세상’을 이번 강의에서 교수님은 우리와 이야기하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본 강의에 들어가서 교수님은 서구 정치철학의 전통적 자유 개념을 살펴 주셨습니다.
그 다음으로 교수님은 수강자 선생님들이 생각하는 자유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시고, 우리 정치 현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하는 지배적 개념으로서의 자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시고는 사회로부터 분리된 개인의 자유나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그런 자유가 아니라 공화주의적 자유를 소개해 주셨습니다.
지배적 자유주의는 유한 계급의 자유를 주장하고 유한 계급의 자유를 지켜주는 법치를 강조하지만, 개인의 자유를 극단적으로 주장하게 되면 국가는 야경 국가가 되고 결국에는 부자 혹은 강자 중심으로 국가 질서가 이루어져 그 국가 공동체의 공동선(共同善)이 무너지게 됩니다.
이런 강자들의 不-간섭 자유주의, 부자 중심의 지배적 자유 개념에 대비되는 것이 바로 근대 공화주의에 기반한 非-지배 자유 개념입니다.
공화정은 고대 로마 정치체제에서 등장했는데 로마 원로원의 집정관 중심 정치 체제에 반기를 든 평민들이 호민관을 내세워 공화정을 세웠습니다. 이런 공화주의의 토대 위에서만 그 국가 구성원 각자의 참된 자유가 가장 잘 구현된다는 것이 공화정의 원리입니다.
이런 공화주의적 자유는 바로 그 공동체에 속한 모든 구성원들이 법적 권능, 존엄성, 귄위 등의 측면에서 인정받는, 그러니까 모두가 평등한 사회일 때만 보장됩니다. 이렇게 내가 내 삶의 주인으로 살 수 있게 되려면 평등한 非 지배 자유의 확립이 필요합니다.
이런 공화주의적 자유는 근대에 들어와서 영국, 프랑스, 미국으로 이입되었는데, 근대 사회가 발전하면서 사회적 부가 급증했지만 사회적 불평등이 더욱 만연해지자 영국 시민 혁명, 프랑스 대혁명, 미국의 남북 전쟁 등을 통해 군주제 폐지, 여성 해방, 노동자 권리 향상, 노예제 폐지 등을 쟁취해 나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이상으로 기능하게 되었습니다.
장은주 교수님의 서양 정치사에서 자유 개념의 설명은 강의 시간 관계상 아쉽게도 여기서 매듭됩니다.
교수님은 앞에서 이야기한 노무현 대통령의 ‘사람사는 세상’을 실현하려면 공화주의적 자유, 非-지배 자유, 즉 지배가 없는 자유가 절실하다고 강조하시면서 이런 비-지배 자유가 보편화되는 사회가 ‘사람사는 세계’가 아닐까 라는 말씀으로 강의를 마무리해 주셨습니다.
강의의 열기를 함께 느껴 보실 수 있도록 교수님의 강의 중 결론 부분 동영상 올려드립니다.
장은주 교수님은 금년들어 “공화주의자 노무현-시민적 진보의 탐색>이라는 저서를 출간하셨습니다. 노무현이라는 한 정치인을 통해 서구 공화주의의 역사를 살피고, 그 뿌리 중 하나를 동아시아 유교 문화에서 찾기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 헌법에 나오는 민주공화국의 진정한 의미를 고찰해 주셨습니다. 이번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 2024년 1학기 심화강좌 7강은 바로 이 저서 내용의 한 부분을 소개하는 형식입니다. 이번 강의를 통해 조금이나마 엿보게 된 장은주 교수님의 정치 철학 사상을 더 깊이 접하고 싶으신 우리 구독자 선생님들께 아래의 책 소개를 안내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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