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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제7호6

[역전칼럼] 수백과 촌놈 박경장(글쓰기 교수, 문학평론가) “저희 선생님들은 houseless가 아닙니다. homeless지요.” 역사를 가르치는 박한용 교수님의 말이다. 그렇다. 거리 노숙인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시설에서 잘 수 있고, 의지만 있으면 자활을 해 고시원이나 쪽방 정도는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거리 노숙인의 마음과 의지로도 얻을 수 없는 게 있다. home, 가정이다. 그러니까 거리 노숙은 홈리스의 현상일 뿐이다. 홈리스가 된 이유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아주 많은 경우 홈리스의 출발점은 가정(home)에 있다. 어린 시절 가정이 깨지고, 생부모로부터 버려질 때 받은 정신적 외상, 트라우마는 그 어떤 것으로도 완전히 치유될 수 없다. 그나마 가장 효과적인 치유라면 성인이 되어 자신만의 온전한 가정을 이루는 .. 2021. 7. 3.
[길벗 광장] 중계동 야학에서 서울역 성프란시스대학으로 이전했습니다. 박한용 (성프란시스대학 교수, 역사 담당) 1979년부터 시작된 나의 대학생활을 되돌아보면 꽤나 방황과 회의에 빠져 지냈던 시절이 있었다. 입학하고 몇 달 뒤 수업을 들어가는데 건물 앞 잔디밭에서 덩치가 큰 40대 이상 된 아저씨들이 트럼프를 치다가 강의실로 따라 들어오는 것이었다. 수업을 들으려고 한 것이 아니라 교수의 강의 내용과 학생들의 동태를 감시하려는 것임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것이 대학이라니! 그해 10월 인문계열 1학년 110명이 ‘자연과학개론’이라는 교양과목을 듣고 있었다. 당시 문과대학에서 가장 큰 강의실에서 수업이 진행되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가까운 친구와 몇몇 학생들이(나중에 알고 보니 선배들) 수업 도중 일어나 유신반대 전단을 나눠주고 구호를 외쳤다. 그러자 교수님은 즉시 .. 2021. 7. 3.